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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처럼 번민하신 예수님
 사무실  | 2012·04·10 17:31 | HIT : 1,489 | VOTE : 82
우리처럼 번민하신 예수님

                                           수리산성지 전담신부 박 정배(베네딕토)

사람들은 성인과 영웅들이 약함이나 의심, 불확실성, 두려움을 결코 보여서는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성인과 영웅들은 어느 때든지 모든 상황에서 강하고 용감해야 되며 굽히지 말아야 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성인이나 영웅들은 실제로 그렇지 않다.

마틴 루터 킹(1929-1968)목사라는 분이 있었다. 그의 일생은 끊임없는 협박과 살해 위협, 그리고 감옥에 갇히는 수난의 연속이었다. 미국의 50년대부터 60년대까지 흑인들의 인권을 위해서 헌신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1963년 8월 워싱턴에서‘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내 아이들이 피부색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인격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입니다.’라는 명연설로 유명한 분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운동을 시작하면서 하루에 삼사십 통에 육박하는 협박전화와 편지가 쇄도하였다. 그는 어느 날 잠을 자다가 협박전화를 받고 엄청난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혔다. 절망감과 불안감에 시달리던 그는 부엌으로 가서 커피를 끓였다. ‘이제 그만 이 일에서 손을 떼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었다. 아내와 자녀들의 얼굴을 쳐다보며 ‘그들을 두고 죽을 수 없다. 어쩔 수 없다! 이제는 더 이상 일을 계속할 수 없다. 나란 존재는 나약한 인간일 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때 머릿속에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은 아버지도 어머니도 도움을 줄 수없는 때다. 지금이야말로 아버지가 말씀하셨듯이 길이 없는 곳에서 길을 만드시는 주님의 힘에 의지해야 할 때다.” 그는 머리를 움켜쥐고 부엌 식탁에 엎드린 채 소리 높여 기도를 올렸다. “주여, 저는 옳은 일을 하기위해서 애를 쓰고 있습니다. 제가 옳을 일을 하고 있다고 믿으며 저의 믿음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여, 지금 저는 나약해져 있습니다. 용기를 잃고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약한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저의 나약하고 용기를 잃은 모습을 보게 되면 그들 또한 약해질 것입니다. 제 몸에서 모든 기운이 빠져나가서 저에게는 아무 능력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지금 저는 저 혼자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그때 조용히 확신에 찬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마틴 루터 킹, 정의를 위해 일어서라. 평등을 위해 일어서라. 진리를 위해 일어서라. 보라, 세상 끝나는 그날까지 내가 너와 함께 있을 것이다.” 나중에 그는 이때 난생 처음 주님께서 자기 곁에 임하신 것을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이 체험은 그가 인권운동을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마틴 루터 킹은 자신이 강철로 만들어진 강인한 존재가 아님을 보여줬다. 우리는 영웅이나 성인들이 우리처럼 주저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발견할 때 그 인간적인 모습을 더 사랑하게 된다. 예수님도 죽음을 앞두고 겟세마니 동산에서 기도하시며 근심하고 번민하셨다. 제자들에게 당신의 심정을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마태26,38)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마태26,39) 세 번이나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다. 히브리서에서는 예수님이“당신을 죽음에서 구하실 수 있는 분께 큰 소리로 부르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와 탄원을 올리셨다.”(히브5,7)고 전한다. 예수님의 가장 인간적인 부분으로 친근감이 가는 말씀이다.

인간은 위험이 닥쳐왔을 때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용기는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 진행하는 것이다. 마틴 루터 킹이나 예수님처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 참된 용기이다. 러시아의 작가 솔제니친은 이렇게 말했다.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영웅이 아니다. 영웅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사람이다.”
겟세마니동산에서 예수님의 고뇌는 우리에게 가장 큰 고통의 순간에 희망과 위로를 준다. 우리는 내가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체 할 필요가 없다. 우리의 약함과 두려움을 감출 필요도 없다. 우리도 두려움 속에서 예수님처럼 하느님을 향해 마음을 다해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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